첫 만남

2015년 9월 초에 내원한 K군은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임에도 호리호리하고 매우 예쁘장한 얼굴로 꼭 여자아이 같이 보였습니다. 성격이 매우 민감하고 불안해 보여 다루기가 까다로운 아이처럼 보였는데, 검사 시 읽기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입이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뚝뚝 흘려 읽기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K군 부모님 이야기

K군은 어려서부터 읽기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읽을 때 조사 등을 자주 빼먹고 읽으며 읽은 내용에 대한 이해력도 매우 부족한 편으로 부모님은 K군의 읽기능력을 바로잡아주기 위하여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읽으라고 하면 두통, 눈부심 등의 신체증상을 호소하며 읽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책을 읽으라고만 하면 눈물만 흘리며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검사 결과, 청각처리능력 부족

읽기 이외의 검사에서 K은 청각처리능력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읽기에는 음운인식, 문자인식, 유창성, 어휘력, 내용이해 등, 다섯 가지 중요요소가 있습니다.

난독증은 읽기의 다섯 가지 중요 요소중 음운인식의 부족으로 나타나는데, 음운인식능력의 발달은 청각처리능력의 발달과 밀접합니다. 청각처리능력의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음성언어의 표상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음운인식능력이 부족하게 됩니다.

음운인식이 부족한 경우 문자인식 또는 유창성 단계에서 어려움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읽기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거나, 읽기 시 두통, 눈부심 등의 신체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K군이 읽기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입이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물만 뚝뚝 흘리며, 읽기 시 두통, 눈부심 등의 신체증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음운인식의 부족으로 읽기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K군이, 읽기 시 느꼈던 불편한 감정이나 신체반응이 읽기와 고전적 조건형성 되어 나쁜 습관이 만들어진 경우입니다.

또 읽은 내용에 대한 이해력도 매우 부족 이유도 읽기 시 문자해독의 과정에 과도한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형성되어 내용을 모르면서 읽는 나쁜 습관이 형성된 경우입니다.

나쁜 읽기 습관을 없애기 위한 훈련방법

우리 클리닉에서는 K군에게 나타나는 읽기관련 나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 청각처리훈련과 함께 역치법(역 조건형성접근법)으로, 단계별 읽기유창성지도를 진행하였습니다.

역치법이란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 학습자에게 존재하는 하나의 S-R을 다른 하나로 대체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처음 조건 형성된 자극을 매우 약하게 주어 습관적인 방법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하고, 그 다음 자극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여나가는 방법으로 이 경우 충분히 유창하게 읽을 수 있는 단계의 텍스트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단계를 높여 나가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단계별유창성훈련 전에 청각처리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난독증이 나타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인 음운인식능력의 부족이, 청각처리능력의 발달부족에서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청지각훈련과 단계별 읽기유창성훈련

K군은 청각정보처리능력을 향상시키는 청 지각훈련을 90분 진행한 후, 자신의 목소리를 골전도로 들을 수 있는 포브레인을 착용한 상태에서 자신의 읽기 수준에 맞는 텍스트를 2분씩 5회 읽도록 하였습니다.

단계별 읽기유창성훈련은 포브레인을 착용한 상태에서 진행을 하는데, 포브레인을 착용하고 읽으면 목소리가 큰 경우 게이팅이 일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좀 더 명료하게 들려준다. 반대로 목소리가 작은 경우 자신의 목소리가 뭉개져 들립니다.

따라서 포브레인을 착용하고 읽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크게 내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효과는 읽기능력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길러주는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불안 긴장감이 많은 K군에게는 꼭 필요하였습니다.

K군이 유창성 훈련에 사용될 텍스트의 선정함에 있어서 처음에는 K군의 실재학년은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초1수준의 읽기속도와 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감안하여 2단계 낮은 레벨인 유치원 아동들이 읽는 수준의 텍스트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읽어야 할 분량에 있어서도 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감안하여 정상적인 읽기능력을 가진 유치원 아동들이 2분 동안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는 분량의 텍스트를 선정해 주어 읽기에 대한 부담을 주었습니다.

훈련 초기에는 빠르게 읽기 보다는 이해하며 편하게 읽도록 하였으며, 2분간 읽고 난 경우 다름 회에 들어가지 전에 잘 읽었다는 칭찬과 함께 좀 더 큰 소리로 읽도록 유도하였습니다. 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K군의 읽기능력에서 변화가 나타났는데, 정확한 발음으로 이해하며 읽기 시 텍스트를 읽은 시간을 분석하여 텍스트레벨을 1 레벨씩 높여주었습니다.

K군은 지금도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K군에게 나타나던 읽기관련 나쁜 습관들은 대부분 교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읽기유창성이 매우 많이 좋아졌으며, 읽은 내용에 대한 이해력도 매우 많이 향상되었습니다.